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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많은 가을들이 지나갔지만 시인의 여기 11월은 인생 서시(序詩)적 주목성을 띱니다. 곧 윤동주의 시집 이름인 <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>를 저 <11월>의 제목으로
 

연화장. 익숙하게 들리는 화장터나 무슨 여관 이름이 아니옵니다. 곧 연화蓮華는 연꽃으로 특히 불가에서는

 
 

부모된 자로 가슴앓이 하나는 있는, 바로! 그래서 어쩌면 생의 길잡이가 되는 우는 화살로서의 그 말

 

 

저녁 무렵, 나한정역. 마음 불사르는 접시꽃 보러 가겠네

 

 

하늘의 맑은 신도 웃어 주시는. 다시금 닝닝한 적막으로, 심심하지만 감칠맛으로서 그 들기름 달빛에 흩어지겠다

 

그때 단(丹)으로 여기 풍이 든다. 곧 몸에 병이, 소절을 거치며 설명을 해왔듯 급기야는 신병(神病)이 들어갑니다

 
 

내 가슴속에 가늘한 내음, 애끈히 떠도는 내음 / 저녁 해 고요히 지는 제 / 먼 산허리에 슬리는 보랏빛 / 오! 그 수심 뜬 보랏빛

 
 

불에도 홀리어 눈이 쓰린 그 눈으로 보았던 섬이란! 즉 죽어서도 그 태동(胎動; 어떤 일이 생기려는 기운)은 과연 무엇이었을까?

 

깊고 신령한 계곡에서 만난 이내 같았다. 아직 본격적인 여름도 전인데 깊은 가을의 서정과 접속했다는 착각은 기묘했어요. 저 첫 소절 제목으로 삼은 표현 그대로 -깊고 신령한 계곡에서 만난 이내 같았으니까요.

 

아름다운 그대(되어) 산을 넘어갑니다. 

 

원래 탁족(濯足)이란 탁영탁족(濯纓濯足)에서 나온 말인데요. 곧 갓끈을 씻고 발을 씻는다는 의미로 출처는 굴원(屈原)의 어부사(漁父詞)입니다.